2009. 1. 23. 08:42

'결혼준비 고민' 답글 --- 결혼생활의 원칙과 방법, 배워야지요.

◎ 이름:신소영 사모님
2003/9/3(수) 22:19 (MSIE6.0,WindowsNT5.1,i-NavFourF) 211.109.94.212 1024x768
Re..결혼생활의 원칙과 방법, 배워야지요.  

우리나라가 가장 아름다울 때 결혼식을 하게 되겠군요. 축하해요. 자매의 아버지 되시는 하나님께서도 지금의 과정을 기쁨으로 지켜보고 계실 거라 생각해요.

결혼식을 앞둔 자매의 고민을 두 가지로 추려 볼까요?
한 가지는, 오빠와 나 그리고 시부모님의 삼각 관계에 대한 원칙의 문제가 되겠네요. 주로 고부 갈등이라고 부르죠? 겉으로 드러나는 양상은 다양하지만, 고부간의 갈등은 결혼 관계에서 나타나는 갈등 요인 5순위 안에 늘 드는 문제이죠.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도 이를 예상하시고, 이 문제 해결을 위한 원칙을 분명하게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결혼관계를 디자인하시고 첫 번째 부부에게 한 주례사가 이것이었어요. “그러므로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한 몸을 이루는 것이다.” (창세기 2: 17)  그러니까 남편이 아내와 혼인 성약을 하려 한다면, 먼저 자신의 부모님을 떠날 준비를 해야 하며, 결혼 후에 남편에게 일순위는 부모님이 아니라 아내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오빠도 이 글을 함께 읽겠죠?) 그러니까, 아들은 자신의 부모님에게 아내가 자신에게 더 중요하다고 표현해야 합니다. 결혼 언약을 한 후에는 분명히 그는 먼저 아내의 남편이고, 그러고 나서 부모님의 아들입니다. 어떤 사소해 보이는 이슈에라도 먼저 의논할 상대, 최종적으로 합의할 상대는 부모님이 아니라 아내여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지요.
혹 부모님과 아내 사이에서 줄다리기 해야만 하는 상황에서도 남편은 의연하고 확고하게 아내 쪽에 서야 합니다. 혹 아내보다 부모님의 말이 더 옳게 여겨져도 일단은 아내 편을 들어야 합니다. 남편이 된 후에는 언제나 아내 쪽에 서고, 애매하게 양쪽 사이에 서지 마십시오. 이것이 고부 갈등을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 이며, 하나님께서 시작하신 결혼의 원칙입니다.

그러면 부모님께서 섭섭하지 않으시냐고요? 당연히 섭섭하시지요. 아들을 떠나 보낼 준비가 되지 않으신 분이시라면 더 그러시겠지요. 내 아들을 생각해도 그럴 것 같네요. 내가 아들을 열심히 키워서 장가보냈더니, 이젠 엄마보다 아내의 생각이 제게 더 중요해요 라는 말을 들으면, 아, 생각만해도 가슴이, 가슴이 미어지네요. 그런데 어쩌겠습니까. 그게 결혼인걸요. 아내가 아니라 부모님이 섭섭해야 하는 게 결혼이랍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정하신 범위 너머 부모님을 섭섭하게 해도 된다는 의미는 결코 아닙니다. 결혼한 부부는 여전히 양가 부모님을 공경해야 합니다. 마음을 헤아려 드려야 하며, 필요한 것들로 보양해 드려야 합니다.
오빠와 함께 이 원칙에 대해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십시오. 결혼이 무엇인지에 대해 서로 합의하는 원칙이 있어야 합니다. 어떤 관계가 일순위인지 함께 확인하십시오. 자매는 오빠가 부모님을 현실적으로 떠난다는 것이 쉽지 않은 과제임을 알아주세요. 특히 오빠가 부모님을 특별하게 생각하는 좋은 아들이라면 더 그렇겠지요. 그러니 오빠가 부모님을 떠나 한 아내의 남편으로 서도록 힘써 도와주며, 섭섭해질 시부모님의 가슴을 며느리가 될 자매가 여러가지 방법으로 채워 드리세요. 그러면 오래지 않아 건강한 삼각관계를 만들어가게 될 겁니다.
결혼식을 치르는 과정 또한 쉽지 않다구요? 어떤 사람은 그러더군요. 결혼식 하기 힘들어서라도 두 번 결혼 못하겠다고. 결혼식을 치르는 것이 남편이 부모님으로부터 떠남을 시작하는 시기라면, 그 예식을 위해서는 부모님의 마음을 최대한 헤아려 드리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또 다른 고민 한가지는 오빠가 나와의 다른 점을 잘 이해해 주지 못한다는 것이네요. 그럴 거예요. 그게 정상이예요. 우리는 미디어에 너무 많이 노출되어 살아서,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대해 잘못된 생각들을 많이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어떤 것이 당연한 것이고 어떤 것이 거짓말인지 분간이 안 될 때가 많아요. 예를 들면, 결혼할만큼 사랑하는 사람들은 서로에 대해 모든 것을 다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가정이지요. 영화나 드라마에서 커플들은 그런 것 같지요. 혹 잘 이해하지 못하고 오해하던 부분들도 이야기 끝나기 전 쯤에는 다 풀어지고 다 이해하고 그렇게 되죠.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아요.
열정적인 로맨스나 헌신에

 

의 약속이 상대방에 대한 깊은 이해를 보장해 주지는 않습니다. 나와 배우자가 얼마나 다르게 세상을 바라보고 행동하는지 이해하는 것은 쉬운 게 아닙니다. 그것은 많은 시간과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일입니다. 결혼을 하고 나면 성격상의 차이뿐만 아니라, 더 많은 차이점들을 발견하게 될 거예요. 남자와 여자의 차이, 성장해 온 가족의 문화적 차이, 부부의 역할에 대한 기대의 차이, 등등..
이런 차이점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빠에게 나는 낯을 가리고 사람을 사귀는 게 쉽지 않다라고 이야기 했지요? 잘 한 거예요. 계속 그렇게 이야기 해 주어야 합니다. 나의 생각과 느낌에 대해 지속적으로 오빠에게 가르쳐 주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빠를 사랑한다고 표현하세요. 말해도 또 잊어버리는 오빠에게 부드러움과 사랑으로 계속해서 설명하기가 쉽지는 않지요? 그러니 오빠와 싸우기도 할 거예요. 싸우는 게 맞습니다. 싸워야 합니다. 우리 부부는 싸우지 않습니다 라는 말에 현혹되지 마세요. 그건 깊이 오래 사랑하는 사이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입니다.
모든 지속적인 인간관계에서는 갈등이 일어납니다. 그게 정상입니다. 아이들이 싸우면서 큰다는 말을 기억하죠? 그건 결혼 생활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중요한 것은 싸우지 않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싸우며 어떻게 싸움을 마무리 짓느냐 입니다. 자꾸 이해하기 힘든 차이점들이 나타나고 그래서 싸우다 보면 부부가 서로에게 환멸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오빠 없이 못살아” 그러면서 결혼하겠죠? 그런데 “오빠 땜에 못살아” 로 바뀌는 거죠. 그렇게 바뀌는 때가 주로 결혼 2, 3 주기라고 해요. 대부분의 결혼관계는 초기에 이런 환멸기를 지나갑니다. 요즘 많은 결혼이 깨어지는 이유가 이런 어려운 때를 잘못 지나가서 그래요. 서로 다른 점들이 너무 힘들게 하니까, “오빠 없이 살수 있어” 라고 외치며 결혼을 박차고 나가버리죠.

결혼을 앞두고 장밋빛 환상에 젖어 있어야 할 사람에게 너무 심한 이야기였나요? 결론을 내릴까요? 오래 살아남는 아름다운 결혼 관계는 힘든 시간들을 다 통과하고 살아남은 관계예요. 그런 부부들은 결혼 생활이 너무 즐거울 때도, 너무 어려울 때에도 결혼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었어요. 자매는 결혼을 앞두고 기도도 많이 드리고 깊이 생각하고 결정을 한 것 같군요. 정말 잘 한 것입니다. 그렇게 결혼을 중요하게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을 잃지 말아요. 그게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부부 싸움의 기술이나 대화법이나 이런 기술적인 것들은 배우면 되는 것들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바라는 것은 하나님께서 주신 것을 정말 소중하게 여기는 그 마음일거예요.
배우자에 대해 너무 많이 기대하지 말아라. 그러면 실망도 적고 결혼 생활도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라는 말을 들을지 모르겠습니다. 그것 또한 거짓말입니다. 바울은 부부를 예수님과 교회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결혼 생활에서 최상의 것을 기대하세요. 하지만 그것이 몇 달 내에 쉽게 가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는 하지 마십시오. 높은 기대를 가지고 오래가는 사랑을 하려고 하십시오. 오래 보관하려는 귀중한 것들은 다 그늘에서 오랫동안 말립니다. 그것이 자연의 이치이며 하나님의 법칙입니다.
오빠와 함께 결혼 예비 학교에서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