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3. 4. 17:28

등대지기학교 4강 소감문 -이범 샘

 

4강 소감문> 희망~ 대한민국 교육에 말을 걸다.


걱정이라는 것은 아주 예민한 유기체 같아서

나는 웬만하면 걱정을 건드리지 않는다.


그런데 한번 꽂힌 생각에 걱정이 보태지면

생각의 수렁 속에 괴물같은 걱정을 키우다 지치고

때때로 자기 최면을 걸고 걱정이 걱정이 아닌 것처럼

그냥 무디게 사는 게 방법이라고 억지 적응을 하고 산다.


삼형제를 키우는 내가 공교육이든 사교육이든

줏대있게 살려고 철학은 있는 듯 했지만

체력도 근성도 신앙도 들쑥날쑥하다 보니

포기할 수도 없고 진전할 의욕은 저조해졌다.


등대지기학교 수강을 결정할 즈음에 나는 사교육에 대한 걱정으로

내 자녀 교육관에 균열이 가는 것을 발견하고 있었다.

높은 담으로 둘러쌓인 미로에 갇힌 무력감과 불안이 점점 드세져서

막힌 담을 무너뜨릴 것인가

아주 명쾌한 지도를 구할 수 있을 것인가 약간 기대도 하고

아니면 친절한 안내자의 선경험으로 격려라도 넘치게 받고 싶었다.


사실은 얄팍하게 어떻게 기술을 전수 받을 수 없을까? 하며 첫 강의를 들었는데

강의들은 일관성 있게 내 삶을 성찰하고 개념을 새롭게 해 주고

건강한 삶의 철학을 세우기 위한 근간을 튼튼히 하라고

연구 자료를 통한 지적 지원과

방향성을 선명히 해주는 정신적 정서적 필요를 채워 주었다.




내게 이범 샘은

여직 듣도 보도 못한 명강사였다. ^^; (다른 강사 분들도 반만 들어본 정도)

책을 읽어도 저자의 이름을 잘 못 외우기도 하지만

그렇게 유명한 분이라는데 - 명강사로 교육평론가로 인정받을만하시다

내가 모르고 살았다는 것은

나의 공교육에 대한 문제의식이나 사교육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무심했는지를 말해 준다.


이범 샘현대 교육계몽운동가라고 불러드리고 싶다.

이범 샘의 강의를 통해서

대한민국 공교육과 사교육의 현주소를 낱낱이 불러 주시고 받아 적는 기분이었다.

그 현장을 사실대로 분석해 주시고 건설적인 비판도 하시면서

무지몽매한 우민들을 불쌍히 여기는 선각자의 열정을 보여 주셨다.

그래서, 우리 소밥터에는 이범 샘 팬클럽도 있다 ^^


현재 공교육의 병폐를 역사적 맥락에서 설명해 주시고,

공교육에서 학부모들이 건강한 잣대를 갖고

주체적으로 권리와 의무를 잘 사용해서

공교육의 소소한 형식과 내용을 바꿔 나갈 수 있고

더 나아가 교육의 방향을 새롭게 하고 교육의 본질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셨다.

이를 위해서 학부모의 교육에 대한 바른 인식이 가치 연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예전의 <참교육>이 어떤 일을 했는지 난 자세히는 모르지만

사회적 참여에 대해 겁도 나고

나 하나 건강한 보통 사람으로 살면 되지 굳이 골치 아픈 불편한 세력으로 살 것 까지 없다고

맘 편한 개인주의 삶을 옹호했었다.


그런데, 학부모가 되니 옳은 것은 양심이 말해 주는 것이고, 선택해야 할 상황은 빈번했다.

여전히 나는 연대는 하지 않았지만 내가 갖고 있는 생각만으로 대다수의 엄마들이랑

말을 섞으면 불편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렇다고 내가 양심에 충실한 사람이라는 건 아니다.

그저, 공교육을 욕만 하고 사교육을 맹신하는 그들에게 동의할 수 없을 뿐

번듯하게 내 놓을 구체적 대안도 설득할 만한 든든한 지식적 배경도 달렸다.

그리고, 변덕스런 미성숙한 엄마라는 정체성은 별반 다르지 않으니 침묵할 뿐이었다.

그래서, 소밥터에서 만난 동지들은 서로에게 위로와 격려가 되었다.


감사하게도 큰아이의 담샘은 2학년 때부터 내리 대화가 되는 분들이고

모두 교육에 줏대가 있고 아이들에게 애정과 열심을 갖고 계신 분들이고

심지어 겸손히 내 의견을 경쳥해 주시는 분이시다.

그래서, 학교라는 곳을 미워하지 않을 수 있어서 더 나은 발전을 고민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었다. 그런 경험이 없다면 난 비난을 하면서 엄청 좌절했을 것이다.


공교육에서 학부모 모임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모임시간을 주말이나 저녁시간으로 해야 한다는 것은

10년 전에도 제안되고 실행하는 희귀한 학교를 소개하는 다큐가 있었는데

내가 전업주부니까 무심히 산 세월이 10년이라 그간 바뀐 게 없다는 생각을 했다.


학교의 요구와 내 생각이 달라서

또는 자원자에게 부여되는 지나친 부담이 버거워 학부모활동에 얼씬도 안 하고 산 것이 참 미안하다.


내 이웃에(동네, 같은 학교를 보내는) 뜻을 같이 하는 친구엄마가 여럿이었으면 한다.

등대지기학교 전도자가 되어야 할 필요성이 여기 있다.^^

여러 가지 해결방안으로 답답함이 남더라도 일단 들어 보라고 당당히 친절히 권해야 한다.

학부모로서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교육에 대해 여과없이 살아온 오염된 경험이 적지 않은 것이

일반적 현실 아닌가? ^^;

전하지 않아서 동참하지 못하는 사람이 없도록 먼저 들은 우리가 열심을 내야 한다는 거국적인 생각을 한다.


세상에 대해 공부를 해야만 제대로 살아갈 길이 보인다.

제대로 배우기도 힘들고

제대로 배워도 제대로 사는 것이 녹록치는 않지만

배우지 않으면 무지의 걸림돌은 세상에서 가장 막강한 횡포로 우리를 위협할 것이다.


희망이 있는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이

우리 교육에 희망을 걸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위해 수고하는 삶들이 있다는 것에 관심을 갖고

건강한 성장을 함께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