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1. 11. 17:38

믿어주는 아빠의 자녀교육

** 부모님께~

첨 인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그 동안 귀한 따님을 맡겨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제가 부모님께 드리는 책의 제목<내 아이의 공부를 살리는 아빠의 마음습관>이 혹시라도 오해를 만들까 싶어 몇 마디 설명을 덧붙이고자 몇 자 적습니다. ^^;

**는 참 온순하고 감성적이고 다른 이의 맘도 잘 읽고 배려도 잘 합니다. 겁이 많지만 맡겨진 부담에 대해 끝까지 해내는 성실함이 단단합니다. 맘이 여려 쉬 상해도 얼른 털고 일어나려고 노력하는 인내와 용기도 갖추었는데 외모도 예쁜 예비숙녀이지요.

듣기 좋은 칭찬이 아니라 제 수업시간에 관찰한 **의 모습입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가 자신감이 좀더 탄탄해지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제가 어머님께 조심스럽게 여러 번 말씀 드렸는데 어쩜 이미 실례가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비단 글쓰고 토론하는 자세를 말하는게 아니고 주제 넘는 조언일지도 모르지만 또래 아이엄마로서 안타까운 맘이 들어서요... 저도 제 아일 오래 관찰한 분의 조언은 도움이 될 때가 있어서요.


**는 가족을 무척 사랑하고 아주 귀하게 여깁니다.(잘 키우신 거죠^^)

그런데, 아빠를 무척 사랑하는데 성적 때문에 아빠에게 인정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오래 되어서

사춘기를 앞두고 언젠가 아이가 지칠까 싶어 좀 걱정스럽습니다.

그래서, 과감하게 **아버님과 **를 위해 이 책을 골랐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이 세상에 누구보다 **를 사랑하시고 최선의 길을 안내하시고 지원을 노력하시는 분라고 믿습니다.


**가 그 동안 자기표현이(말하기와 쓰기) 많이 자유로워졌습니다.

그런데, 시험 때마다 스트레스가 유난히 심하고 성적은 갈수록 상향되어 만족하고 좋아하는 것 같은데

연말 즈음에 와서는 늘 급하고 좀 우울하기도 하고 맘이 바쁩니다.

고학년을 맞이하면서 잘 하고자 하는 만큼 열심도 남다르고 학원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앞으로

마라톤을 시작하는 마당에 넘 질려하는 듯 보여 안쓰럽습니다.

기왕하는 경주, 이를 악물더라도 눈빛만은 나와의 싸움에서 이기려는 꿈과 희망으로 빛나면 좋으련만.

아빠에게 인정받지 못할까 아슬아슬해 하는 모습이 축구경기에서 뒷통수에 감독의 시선을 느끼며 골문에서 주춤거리는 어린 선수 같습니다.(그 선수들에게 감독님은 절대자이기에 실력을 인정받고 싶어서 늘 감독의 일거수일투족에 민감하고 또 실수를 안하려고 용쓰다 골결정력이 없어지기도 합니다.)

                                                                                                     

**아버님, 저와 연배가 비슷하신데 우리가 성장하던 시기와 사회생활 그리고, 남성으로서 그리고 가장으로서의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시라고 미루어 짐작이 됩니다.

이 편지는 아버님을 탓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부모로서 살아가다보니 부모로서 새롭게 눈이 열리는 전환점이 여러 번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권하는 책의 내용을 보시고 **아버님이 귀한 딸과 아들과의 관계에서 오늘날을 살아가는 아이들의 입장에서 소통을 새롭게(이미 다 아시는 거라도) 연습해 보시면 어떨까 감히 권해 드립니다.

이번 방학이 **에게 고학년을 준비하는 전력질주하는 1,2월이 아니라 마라톤을 준비하며 짧은(?) 삶의 전초전을 돌아보고 긴 앞날을 고민하며 그 부담을 가족과 함께 열어가는 귀한 시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저의 진심을 받아주시길 바라며.. 좀 부담스러우셨을 긴 편지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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